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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영하 30도 히트펌프 개발…ORNL 협력·알래스카 실증 추진

삼성전자 영하 30도 히트펌프 개발…ORNL 협력·알래스카 실증 추진

삼성전자가 미국 에너지부 산하 오크리지 국립연구소와 손잡고 영하 30도 이하의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난방과 온수를 공급할 수 있는 차세대 히트펌프 기술 개발에 나섰다.

이번 연구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더 추운 곳에서도 히트펌프를 작동시키는 데 있지 않다.

히트펌프는 외부 기온이 내려갈수록 난방 성능과 효율이 함께 낮아지는 특성이 있다. 따라서 영하 30도라는 환경에서 제품을 켜는 것보다 실제 주택에 필요한 난방 능력을 유지하면서 소비전력과 보조난방 사용을 얼마나 억제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삼성전자는 2027년 상반기까지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이후 미국 알래스카에서 실제 한랭지 조건을 활용한 실증을 진행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와 ORNL이 개발하는 한랭지 히트펌프

이번 연구 과제는 ‘한랭지용 증기압축식 난방과 멀티 솔루션 개발’이다.

공동 연구기관인 오크리지 국립연구소는 미국 에너지부 산하 연구기관으로, 에너지와 건물 효율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제시한 목표는 단일 압축기를 기반으로 영하 30도 이하의 극저온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난방 성능을 확보하는 것이다.

구분내용
공동 연구기관오크리지 국립연구소(ORNL)
연구 분야한랭지용 증기압축 난방
목표 외기온도영하 30도 이하
주요 기능난방·냉방·온수
핵심 기술스크롤 압축기·플래시 인젝션
연구 기간2027년 상반기까지
실증 지역미국 알래스카 페어뱅크스
향후 적용히트펌프 HVAC 제품

현재 단계는 완성된 상용제품을 공개한 것이 아니라 기술 개발과 실증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제품명이나 출시 시점, 소비전력, 가격 등이 확정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영하 30도 히트펌프 출시’로 받아들이기보다 차세대 제품에 적용할 핵심 기술을 개발하는 단계로 이해하는 것이 정확하다.

히트펌프는 전기로 열을 만드는 장치와 다르다

히트펌프를 이해하려면 전기히터와의 차이부터 볼 필요가 있다.

전기히터는 전기에너지를 직접 열로 바꿔 실내를 데운다. 반면 히트펌프는 외부에 존재하는 열을 냉매를 이용해 실내로 이동시킨다.

외부 공기로부터 열을 얻은 냉매를 압축하면 온도와 압력이 올라가고, 이 열을 실내 공기나 물에 전달한다. 열을 내보낸 냉매는 다시 압력이 낮아진 뒤 외부에서 열을 흡수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이 때문에 같은 양의 전기를 사용해도 전기저항식 난방보다 더 많은 열에너지를 실내에 공급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국내에서 공급하고 있는 EHS 히트펌프 보일러의 경우 계절성능계수 기준으로 소비전력 대비 약 5배에 가까운 난방 에너지 효율을 제시하고 있다.

다만 이런 효율은 외기온도와 출수온도, 건물 조건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특정 제품의 효율 수치를 영하 30도 환경에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 된다.

히트펌프가 추위에 약해지는 이유

공기열원 히트펌프는 말 그대로 외부 공기에서 열을 가져온다.

겨울에도 공기 속에는 열에너지가 존재하지만 기온이 크게 낮아질수록 이를 이용하기가 어려워진다.

외기온도가 내려가면 실내에서 원하는 온도와 외부의 온도 차이가 커지고, 냉매 압력을 높이기 위해 압축기가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 압축기 소비전력 증가
  • 난방 능력 저하
  • 냉매 토출 온도 상승
  • 실외 열교환기 결빙
  • 제상 운전 증가
  • 온수 가열시간 증가
  • 보조 전기히터 사용 증가

특히 실외 열교환기에 서리가 얼면 공기가 제대로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를 녹이는 제상 운전이 필요하다.

제상 중에는 실내 난방이 일시적으로 약해질 수 있고 전력 소비도 늘어날 수 있다.

따라서 한랭지용 히트펌프의 핵심 경쟁력은 단순한 최저 작동온도보다 낮은 기온에서도 난방 능력과 효율을 얼마나 유지하느냐에 있다.

혹한 속 HVAC 점검 현장의 이미지

스크롤 압축기를 사용하는 이유

삼성전자는 이번 연구에 회전식 스크롤 압축기를 적용할 예정이다.

스크롤 압축기는 나선형 구조의 두 부품이 맞물린 상태에서 한쪽이 움직이며 냉매가 들어 있는 공간을 점차 줄여 압력을 높인다.

왕복식 압축기처럼 피스톤이 반복적으로 오가는 방식과 비교하면 냉매를 보다 연속적으로 압축할 수 있고 진동과 소음을 줄이는 데 유리하다.

한랭지에서는 압축기가 오랜 시간 높은 부하로 작동할 수 있기 때문에 단순한 최고 출력보다 운전 안정성과 효율이 중요하다.

다만 스크롤 압축기 자체가 영하 30도 성능을 만들어주는 것은 아니다.

냉매 종류와 열교환기, 압축기 제어, 제상 방식 등 시스템 전체가 함께 최적화돼야 한다.

플래시 인젝션이 극저온 성능을 보완하는 방식

이번 연구에서 또 하나 중요한 기술이 플래시 인젝션이다.

외부 기온이 크게 떨어지면 압축기가 냉매를 높은 압력까지 끌어올려야 하기 때문에 토출 온도가 지나치게 높아질 수 있고 시스템 안에서 순환하는 냉매량도 부족해질 수 있다.

플래시 인젝션은 냉매 사이클에서 만들어지는 중간 압력 상태의 냉매를 압축 과정에 추가로 공급해 이런 문제를 보완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극저온 환경에서 냉매 순환량을 확보하고 압축기의 과열을 억제하면서 난방 능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외부에서 냉매를 추가 충전하는 기술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미 시스템 내부에서 순환하고 있는 냉매의 상태와 흐름을 제어하는 기술에 가깝다.

기존 제품의 영하 25도와 이번 영하 30도 연구는 무엇이 다를까

삼성전자는 이미 영하 25도 환경에서도 난방할 수 있도록 설계한 EHS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그렇다면 영하 30도 연구가 단순히 작동 온도를 5도 낮추는 프로젝트인지 궁금할 수 있다.

실제로는 그렇게 단순하게 볼 수 없다.

외기온도가 낮아질수록 히트펌프가 감당해야 하는 압축비와 열교환 조건이 더 불리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영하 25도에서 영하 30도로 내려가는 구간에서도 난방 용량과 효율이 급격하게 떨어질 수 있다.

이번 연구가 단일 압축기와 플래시 인젝션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이유도 극저온에서 단순히 작동하는 것을 넘어 실제 난방 설비로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의 성능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알래스카에서 실제 시험하는 이유

연구실에서는 온도와 습도를 일정하게 설정하고 제품을 시험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겨울 환경은 훨씬 복잡하다.

알래스카 페어뱅크스에서는 장시간 이어지는 한파와 바람, 적설, 습도 변화, 실외기 결빙 등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연구를 마친 뒤 페어뱅크스에 위치한 National Laboratory of the Rockies의 시험시설에서 기술을 검증할 예정이다.

실제 환경에서는 단순히 영하 30도에서 한 번 작동하는지를 보는 것보다 다음과 같은 항목이 중요하다.

  • 외기온도별 난방 용량 유지율
  • 실제 소비전력
  • 성능계수
  • 제상 빈도와 시간
  • 온수 공급 능력
  • 장시간 연속운전 안정성
  • 압축기 온도와 냉매 제어
  • 보조난방 사용 여부

특히 영하 30도에서도 작동하지만 대부분의 난방을 전기히터에 의존한다면 히트펌프 기술의 의미는 크게 줄어든다.

따라서 향후 실증 결과가 공개된다면 최저 작동온도보다 성능계수와 난방용량 데이터를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왜 미국 국립연구소 두 곳이 등장할까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오크리지 국립연구소와 National Laboratory of the Rockies라는 두 기관이 등장한다.

역할은 다르다.

오크리지 국립연구소는 삼성전자와 한랭지용 히트펌프 기술을 공동 연구하는 기관이다.

반면 National Laboratory of the Rockies의 알래스카 시설은 개발된 기술을 실제 한랭 환경에서 시험하는 장소다.

페어뱅크스 시설은 기존에도 한랭지용 히트펌프와 건물 에너지 기술을 실제 환경에서 평가하는 연구에 활용돼 왔다.

따라서 연구개발과 실증을 서로 다른 전문 연구환경에서 진행하는 구조라고 이해하면 된다.

한랭지 성능이 HVAC 시장에서 중요한 이유

히트펌프는 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가스와 석유를 사용하는 난방설비를 대체할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기온이 온화한 지역에서 높은 효율을 내는 제품과 혹한 지역에서 안정적으로 난방을 유지하는 제품은 시장 가치가 다를 수 있다.

캐나다와 미국 북부, 북유럽처럼 겨울이 긴 지역에서는 추운 날씨에 히트펌프 성능이 급격히 떨어지면 결국 별도의 보일러나 전기히터가 필요해진다.

이 경우 설치비와 유지비가 늘어나면서 히트펌프의 경제적인 장점도 줄어든다.

따라서 영하 30도 이하에서 보조난방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면 히트펌프를 사용할 수 있는 지역 자체가 넓어질 수 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이번 연구가 기술 개발을 넘어 북미 한랭지역 HVAC 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기반이 될 수 있는 이유다.

난방 전기화 시장과도 연결되는 기술

히트펌프 시장이 성장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난방 전기화다.

기존 가스나 석유 보일러는 건물 안에서 화석연료를 직접 연소한다.

히트펌프는 전기를 이용해 외부의 열을 이동시키기 때문에 전력 생산에서 재생에너지나 원전 등 저탄소 전원의 비중이 높아질수록 난방 과정의 탄소배출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히트펌프를 설치했다고 해서 모든 상황에서 에너지비용과 탄소배출이 자동으로 감소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효과는 건물의 단열상태와 지역 전기요금, 기존 난방연료 가격, 외기온도, 히트펌프의 성능계수 등에 따라 달라진다.

특히 극저온에서 효율이 급격히 떨어지고 보조 전기히터 사용시간이 길어지면 기대했던 에너지 절감효과 역시 낮아질 수 있다.

그래서 이번 연구에서 영하 30도라는 숫자만큼 중요한 것이 그 환경에서의 실제 에너지 효율이다.

한국 시장에서도 의미가 있을까

이번 연구는 북미와 북유럽처럼 극한의 한랭지역을 우선적으로 겨냥하고 있지만 국내 시장과도 완전히 무관하지 않다.

한국 주택은 바닥난방과 생활온수 사용 비중이 높기 때문에 공기만 데우는 히트펌프보다 물을 가열해 난방과 온수를 함께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의 활용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국내에 EHS 히트펌프 보일러를 출시했고 실제 주택 설치도 확대하고 있다.

다만 한국에서는 도시가스 보일러 보급률이 높고 가스요금과 전기요금의 구조도 유럽과 다르다.

따라서 기술적으로 효율이 높다는 사실만으로 가정용 히트펌프가 빠르게 기존 보일러를 대체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초기 설치비와 전기요금, 주택의 단열 수준, 기존 배관 활용 가능 여부까지 함께 비교해야 한다.

상용화 이후 반드시 확인해야 할 숫자

향후 삼성전자가 이번 기술을 실제 제품으로 출시한다면 가장 먼저 봐야 할 것은 최저 작동온도가 아니다.

첫 번째는 영하 30도에서의 난방 용량 유지율이다.

정격 난방 능력의 몇 %를 실제로 유지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두 번째는 성능계수다.

같은 난방량을 만들기 위해 전기를 얼마나 사용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세 번째는 보조 전기히터 의존도다.

극저온에서 히트펌프 대신 전기히터가 장시간 작동한다면 실제 전기요금은 크게 증가할 수 있다.

네 번째는 제상 성능이다.

제상 빈도가 지나치게 높으면 실내 난방이 자주 중단되고 효율도 낮아질 수 있다.

마지막은 가격이다.

아무리 효율이 높아도 기존 난방설비와 비교해 설치비가 지나치게 높다면 투자비를 회수하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개인적인 견해

이번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영하 30도에서도 작동한다’는 표현 자체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실제 제품의 경쟁력을 판단하려면 그 온도에서 충분한 난방능력을 유지하면서 소비전력과 보조히터 사용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특히 현재 삼성전자가 이미 영하 25도 수준의 한랭 운전이 가능한 EHS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프로젝트의 의미는 단순히 작동온도를 몇 도 더 낮추는 데 있지 않다.

극저온 환경에서도 한 대의 압축기를 중심으로 난방과 온수 공급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그 과정에서 경제성이 있는 수준의 효율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본다.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시험실에서 기술 개발을 끝내지 않고 알래스카에서 실제 실증을 진행한다는 점이다.

히트펌프는 기온뿐 아니라 눈과 바람, 습도, 결빙 같은 실제 환경에 따라 성능 차이가 크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알래스카 시험 결과에서 외기온도별 COP와 난방 용량, 제상 빈도, 보조히터 사용량 등이 구체적으로 공개된다면 삼성전자의 한랭지 HVAC 기술이 어느 수준까지 올라왔는지를 보다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결국 이번 프로젝트는 당장 판매되는 신제품 뉴스라기보다 삼성전자가 히트펌프의 가장 큰 약점 가운데 하나인 극저온 성능을 개선해 북미와 북유럽 HVAC 시장의 적용 범위를 넓히려는 장기적인 기술 투자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 이 글은 삼성전자와 미국 에너지부 산하 연구기관이 공개한 내용을 바탕으로 기술적 의미를 추가로 해설한 정보성 콘텐츠입니다. 실제 제품의 출시 시기와 사양, 효율, 가격은 향후 공식 발표와 실증 결과를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출처: 삼성전자 뉴스룸, 미국 에너지부 및 National Laboratory of the Rockies 공개자료

경제금융 브리핑 | 에디터 H
경제와 금융을 공부하는 직장인 투자자입니다. 직장생활을 하며 자산관리의 필요성을 느낀 뒤 주식시장과 기업 실적, 금융상품, 경제 흐름에 관심을 갖고 꾸준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기업 공시와 금융기관·정부기관 자료, 주요 경제지표 등을 살펴보며 복잡한 경제·금융 정보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합니다. EasyHanTech에서는 주식시장과 기업 실적, 금융상품, 재테크, 경제 이슈 등 일상적인 자산관리에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공부하고 분석해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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